집안일은 가족과 함께 또는 자기 자신을 위해 합니다.

 2025년, 직장인의 하루는 단순히 ‘출근과 퇴근’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집에 돌아온 후에도 가사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그것은 삶의 질과 직결됩니다. 특히 기혼 직장인과 미혼 직장인의 가사 분담 방식은 확연히 다릅니다. 기혼자는 부부 간 협력과 역할 분담이 필수이고, 미혼자는 모든 것을 스스로 감당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협력·효율·평등이라는 키워드와 최신 통계를 바탕으로 2025년의 가사 분담 트렌드를 살펴보고, 기혼자와 미혼자의 현실을 따뜻한 시선으로 비교합니다.

협력: 함께 나누는 생활의 무게

 “오늘 설거지 내가 할게.” 퇴근 후 부엌에서 남편이 건넨 말에, 아내 민정 씨는 잠시 멈춰서 남편을 바라봤다. “진짜? 그럼 나 애 목욕시키고 올게.” 이 짧은 대화 속에는 맞벌이 부부의 협력 공식이 담겨 있습니다. 통계청 2025년 생활시간조사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 가사 노동 시간은 남편 평균 1시간 42분, 아내 평균 3시간 25분으로, 10년 전보다 남편의 참여 시간이 약 35분 증가했습니다.

효율: 시간과 체력을 아끼는 기술

 2025년 가사 분담 트렌드의 핵심은 ‘효율화’입니다.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 가정의 62%가 로봇청소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35%는 식기세척기를 갖추고 있습니다. 맞벌이 부부 가구의 78%는 가사 효율화 가전을 필수품으로 인식합니다. 기혼자 민정·준호 부부는 청소 로봇, 식기세척기, 건조기를 필수품처럼 사용합니다. “주말엔 아이랑 놀고 싶으니까, 청소는 로봇이 대신해요.” 미혼 직장인 현우 씨는 밀키트와 세탁 대행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통계청 생활서비스 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1인 가구의 46%가 월 2회 이상 세탁 대행을 사용합니다.

평등: 인식의 변화와 세대의 차이

 여성가족부 2025년 조사에서, “가사는 부부가 함께 해야 한다”는 문항에 동의한 비율은 20대~40대에서 92%로 나타났습니다. 2010년 같은 조사에서 68%였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입니다. 준호 씨는 친구 모임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가사 분담이 특별한 거예요? 그냥 같이 사는 사람이면 당연히 하는 거죠.” 미혼 직장인 현우 씨도 평등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다만, 그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혼자 살면 분담이란 개념이 필요 없어요. 그냥 모든 게 제 몫이니까요.”

루틴: 습관이 만드는 평화

민정: “여보, 빨래 또 밀렸네. 오늘 해야지?”
준호: “어… 내일 하면 안 돼?”
민정: “이렇게 미루면 주말이 다 빨래로 끝나잖아.”

 이런 대화가 자주 나온다면, 가사 루틴이 필요한 때입니다. 루틴은 ‘해야 할 일을 정해진 시간에 하는 습관’입니다. 예를 들어, 월·수·금은 빨래, 화·목은 청소, 토요일은 냉장고 정리처럼 일정하게 정해두면, 매번 누가 할지, 언제 할지로 다투지 않아도 됩니다. 실제로 결혼 1년 차 맞벌이 부부 조사(한국가정관리학회, 2025)에 따르면, 가사 루틴을 설정한 부부의 78%가 가사 관련 갈등이 줄었다고 답했습니다. 루틴은 단순하지만 강력합니다. 반복 속에서 서로의 생활 패턴이 맞춰지고,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줄여줍니다.

도구: 힘을 덜어주는 작은 비서들

준호: “청소기 돌릴까?”
민정: “벌써 로봇이 돌리고 있던데?”

 2025년 가정에서는 가사 효율화를 돕는 도구들이 필수입니다. 로봇청소기, 식기세척기, 의류건조기, 스마트 스케줄러 앱 등이 그 예입니다. 이런 도구들은 단순히 ‘편리함’을 넘어, 부부가 함께 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줍니다. 예를 들어, 퇴근 후 1시간을 청소에 쓰면 대화나 휴식 시간이 줄어들지만, 로봇청소기가 대신하면 그 시간에 둘이 차 한 잔 하며 하루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또한 클라우드형 가사 일정 공유 앱을 쓰면, 누가 어떤 일을 했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어 불필요한 오해를 줄입니다. 가사 분담은 결국 체력과 시간의 싸움이기에, 도구의 힘을 빌리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지혜로운 선택입니다.

소통: 말 한마디가 만드는 온도

민정: “설거지 했어?”
준호: “응. 근데 쓰레기는 못 버렸어. 미안.”
민정: “괜찮아. 내가 버릴게. 고마워.”

이 짧은 대화가 좋은 예입니다.
 가사 분담에서 소통은 ‘누가 얼마나 했는지’ 따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수고를 인정하는 말에서 시작됩니다. “고마워”라는 한마디는 피로를 줄이고, 관계의 온도를 높입니다. 반대로 “왜 안 했어?”라는 말은 방어적인 태도를 불러오고, 대화를 갈등으로 바꿉니다. 부부 상담가들의 연구에 따르면, 가사 분담 만족도가 높은 부부일수록 ‘결과보다 과정에서의 대화 빈도’가 높다고 합니다.

대화 속 깨달음

어느 금요일 밤, 민정과 준호 부부는 집 정리를 하다 이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민정: “여보, 우리 요즘 싸움이 줄어든 것 같아.”
준호: “그러게. 아마 루틴이랑 로봇청소기 덕분일걸?”
민정: “아니, 난 당신이 요즘 자주 ‘고마워’라고 해서 그런 것 같아.”
준호: “그럼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해야겠다.”

 짧은 웃음 뒤, 두 사람은 소파에 나란히 앉아 TV를 켰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가사’가 아니라, ‘가정을 함께 지키는 동반자’로서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